당원병(Glycogen Storage Disease).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이 병은 인구 10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당뇨병과는 반대로 혈당이 너무 낮아 저혈당 쇼크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심한 경우 각종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당원병은 아직까지 개발된 치료제가 없어 알맞은 시간에 전분·단백질 섭취 등 식단 조절로 관리해야 하며, 전문의의 지속적이고 세밀한 치료가 필요하다.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2021년 2월 '희귀질환 강원권 거점센터'로 지정돼 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극희귀질환 등 산정특례 진단요양기관'으로 지정돼 극희귀질환, 상세불명희귀질환, 기타염색체이상질환의 진단과 산정특례 등록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센터는 희귀질환인 '당원병'을 중점·특화 관리 질환으로 지정해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전국의 당원병 환자들에게 희망의 끈을 이어주고 있다.
당원병 진료는 강윤구 연세원주의대 교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가 맡는다. 80여명의 당원병 환자들이 전국에서 병원을 찾는다.
김상준 씨(31·남)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거주지인 울산에서부터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을 오가는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당원병 관리를 위해 옥수수 전분을 챙겨 먹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옥수수 전분을 주기적으로 챙겨먹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병원이 없었고, 그나마 옥수수 전분을 챙겨먹는 것도 또래 친구들의 관심과 놀림 때문에 거르는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높은 간 수치와 중성지방, 신장결석, 양성종양 등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2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통풍과 골다공증이 악화돼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2019년 강윤구 교수와의 첫 만남은 새로운 삶의 변곡점이 됐다.
강 교수는 내원한 그에게 입원을 권했고, 입원 후 매 시간마다 채혈하면서 혈당과 젖산 수치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전분 섭취량과 시간, 식단을 제시했다.
그가 퇴원 후에도 강윤구 교수는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혈당과 식단을 체크했으며, 각 상황에 맞는 식단과 음식을 함께 고민하고 추천하며 건강상태를 점검했다.
새로운 삶의 시작이었다. 그는 전분 섭취량을 약 50% 줄이면서도 혈당 수치는 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했고, 해마다 시행하는 직장인 건강검진에서도 처음으로 재검사를 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그는 "당원병이 워낙 희귀한 질환이라 다른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은 적이 없어 힘들었는데, 전문적인 치료 방법과 지극한 정성으로 치료해주는 강윤구 교수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다"면서 "강 교수는 나에게 부모님 같은 존재이며, 내가 받은 사랑과 감사함을 많은 당원병 환우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윤구 교수는 "당원병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지만 식이요법과 혈당조절, 그리고 보호자와 의료진의 관심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면서 "당원병 환자들이 희귀한 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치료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는 1월 25일 그는 당뇨병환우회와 함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기부금 4000만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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